西太平洋快訊




금리, 우리는 언제 내릴까

韓國

미국 기준금리인하로 한은도 인하압박

미국 연준이 현지 시간으로 3일 전격적으로 0.5%포인트의 금리 인하를 발표했다. 연준은 이날 기준금리를 연 1.00~1.25%로 0.5% 포인트 인하했다. 연준이 정례회의가 아닌 시점에 금리를 급하게 내린 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이다. 인하폭도 통상적인 0.25% 포인트의 2배인 0.5% 포인트로 2008년 12월 이후 최대폭이다. 파월 연준 이사회의장의 말은 이해하기 힘들다. 파월 의장은 “미국 경제는 강하다”면서도 긴급하게 금리 인하에 나섰다. 앞뒤가 맞지 않다.

미국이 금리 인하를 전격적으로 결정한 배경은 파월 의장의 말에 단서가 있다. 파월 의장은 “금리 인하가 공급망을 고치지는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파월 의장은 “코로나19가 경제 활동에 점차 위험을 가하고 있다”며 “사태가 언제까지 지속할지 알 수 없지만, 연준은 경제적 리스크를 염두에 두고 행동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세계 공급망의 차질을 우려했던 것이다. 실제로 코로나 바이러스의 충격이 길고 오래갈 것이라는 예상이 많다. 미국의 1·4분기 경제성장률을 1%로 낮춘 S&P는 이날 코로나19 사태로 2·4분기 성장률도 1%에 가까워질 것이라고 밝혔다.

결국 미국 연준의 전격적인 금리인하 결정은 미국 내의 문제만이 아니라 글로벌경제의 충격을 염두에 둔 결정이고, 실제로는 급락하는 주가를 방어하기 위한 조치라고 할 수 있다. 금리 인하는 이번으로 그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코로나19에 대한 연준의 대응은 이제 겨우 시작이다. 연준은 17~18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추가로 금리를 내릴 것으로 보인다.

한국보다 코로나19의 확산 속도가 느리고, 경제 상황도 나은 미국이 기준금리를 전격 인하하자 앞서 기준금리를 동결한 한국은행은 다소 머쓱해졌다. 바이러스로 인한 상황만 보면 한국이 훨씬 심각하다. 확진자 수가 중국 다음으로 많고, 증가 속도도 매우 빠르다. 1분기 마이너스 성장이 불가피해 보인다. 하지만 한국은행은 지난달 27일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금리에 손을 대지 않았다.

한은이 금리에 손을 대지 않은 이유 역시 이주열 한은 총재의 말에서 확인된다. 이 총재는 “코로나19가 3월 중 정점에 이르고 이후 진정될 것이란 전제를 바탕으로 했다”고 말했다. 코로나 19의 문제 말고도 부동산 시장에 대한 우려도 있었을 것이다. 금리를 낮추면 부동산 버블을 부추길 수 있다. 부동산 가격 상승세를 잡기 위해서 정부가 대책을 총동원하는 상황에서 정책 효과를 반감시킬 수 있다. 부동산 시장 문제가 없었다면 한은도 금리를 내렸을 것이다. 이제 미국 연준까지 금리를 대폭 인하한 만큼 한은도 다음 달 기준금리를 0.25% 포인트 인하할 가능성이 크다. 일부에서는 임시 회의를 소집해 금리를 내리는 방안도 거론하고 있지만 금리를 내리는데 한은이 그렇게 적극적이었던 적은 별로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