西太平洋快訊




KAL과 두산, 뭐가 다르지

대한항공에 대한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등 채권단의 지원은 빠르게 이뤄졌다. 하지민 이달중에 확정될 예정이었던 두산중공업 경영정상화 방안은 지연되고 있다.

 

대한항공 지원방안 확정

산은과 수은 등 채권단은 대한항공에 1조2000억원을 지원하는 안건을 최종 승인했다. 채권단은 대한항공에 대해 화물운송 관련 자산유동화증권(ABS) 7000억원 인수,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영구채 3000억원 인수, 운영자금 2000억원 제공 등 총 1조2000억원을 지원한다. 산은과 수은의 부담 비율은 약 6대4다. 채권단은 내부 승인 절차를 밟은 후 대한항공과 재무구조 개선계획을 토대로 특별 약정도 체결했다.

채권단으로부터 자금을 수혈받은 대한항공은 당장 급한 불을 끌 수 있게 됐다. 대한항공이 올해 필요한 자금은 3조8000억원 정도로 추산된다. 채권단이 1조2000억원을 지원하고 대한항공은 1조원 규모의 유상증자, 300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 발행으로 자금을 마련했다. 대한항공은 또 이번달부터 가동되는 기간산업안정기금 등을 통해서도 추가 지원을 받을 것으로 에상된다.

 

두산중공업은 지연

대한항공과 달리 두산중공업 지원 문제는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 채권단과 두산중공업 간의 협상이 거듭되고 있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두산그룹과 KDB산업은행·한국수출입은행 등 채권단은 당초 이달 중 삼일회계법인의 실사 결과를 바탕으로 최종 경영정상화 방안을 확정해 발표할 예정이었다. 무엇보다 두산그룹이 자구책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매각 대상 등과 관련해 채권단과 이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두산그룹은 두산솔루스, 두산퓨얼셀, 두산타워, 라데나CC, 클럽모우CC의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두산솔루스 매각 협상부터 진척이 느리다. 다만 부동산은 비교적 매각협상이 진행되고 있는 중이다. 두산타워 매각은 부동산펀드 운용사인 마스턴투자운용과 최종 매각가를 협의하고 있다. 7000억원 수준에서 확정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두산건설의 서울 강남구 논현동 사옥 매각 작업도 속도를 내고 있다.

 

두산의 자산매각

계열사 매각이 늦어지고 있는 것은 역시 가격차이 때문이다. 두산솔루스의 경우 매각은 인수 의사가 있었던 스카이레이크PE와의 협상이 결렬된 뒤 현재 사실상 중단된 상태로 알려졌다. 좁혀지지 않은 가격 차 때문이다. 두산솔루스 적정 가치에 대해 업계에서는 5000억~6000억원 정도로 본다. 반면 두산그룹은 미래의 경쟁력을 감안해 최소 1조원은 받아야 한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두산솔루스는 현재 공개매각으로 전환된 상태다.

유압기기를 생산하는 모트롤BG 역시 공개 매각이 진행 중이지만 역시 가격 차이 때문에 협상이 중단됐다. 매수 희망가는 3000억원 이하, 매도 희망가는 4500억원 이상으로 전해지고 있다. 두산건설은 인수 후보가 아예 나타나지 않고 있다.

 

3조를 만들 수 있을까

다만 이들 매각이 성사되더라도 두산이 처음 약속한대로 3조원의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결국 핵심 계열사인 두산밥캣이나 두산인프라코어를 매물로 내놓는 선택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두산중공업은 두산인프라코어 지분 36.27%를, 두산인프라코어는 두산밥캣 지분 51.05%를 보유 중이다. 현재 채권단 측은 약속한 3조원의 유동성 확보를 위해 두산인프라코어나 두산밥캣까지 매각 대상에 포함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두산은 이들 기업은 지키겠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두산 인프라코어와 밥캣을 매각할 경우 두산중공업은 사실상 빈껍데기만 남게 된다. 매각 결정은 쉽지 않다.

 

다음 달로 미뤄질듯

두산중공업이 올해 갚아야 할 차입금은 총 4조2000억원. 채권단은 지금까지 두산중공업에 총 2조4000억원을 투입했다. 지난 3월 두산중공업에 긴급 운영자금 1조원을 지원한 데 이어, 지난달 8000억원 규모의 자금을 추가로 지원했다. 또 수출입은행은 두산중공업의 외화채권 5억 달러(5868억원)에 대한 대출 전환도 승인했다. 대한항공과는 달리 두산중공업의 경우는 기간산업안정기금 지원도 어렵다. 무엇보다 두산중공업의 위기는 코로나19 사태때문이 아니다. 게다가 기금 지원을 받기 위해선 고용 유지 조건을 수행해야 하는데 두산중공업은 이미 명예퇴직 신청을 받기도 했다.

지금으로서는 두산중공업의 최종 경영정상화 방안 발표는 다음달 중으로 미뤄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실사 결과도 다음 달 중에나 나올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